본문 바로가기
내 삶 속에서

나는 우울증이 있다

by DA_DA 2023. 7. 24.

나는 우울증 검사를 하면 항상 병원에 가야 한다고 나온다.

아주 옛날부터 인터넷으로 검사를 하던지 심리상담센터에 가서 하던지 똑같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좋아진 상태지만 그래도 여전히 검사를 해보면 우울증 상태가 심각하다고 나온다.

진짜 우울증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일까?

 

요즘 인터넷에서 보면 우울증갤러리(?)에서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사건사고가 생기는 걸 뉴스에서 많이 본다.

마음이 약한거다. 아주 약한거... 그래서 우울증에 지배 당하는게 아닐까 싶다.

 

우연히 집에서 책장을 정리하다가 초등학교때 썼던 일기장을 본적이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 적은 일기장 이였는데 삶에 대한 비판 그리고 삶이 싫다. 죽고싶다. 이런 글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뭘 안다고 난 그런 글을 썼던걸가???

 

중학교때..... 어땠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중학교때도 여전히 우울증은 지속되었었고 나의 어린시절은 눈물이 많았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친구들과 즐거운 순간도 많아서 그 즐거운 순간들로 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었던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사실 나의 고등학교 시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어떻게 보내온건지.... 3년이라는 시간동안 나에게 힘든일들이 많았었던것 같다.

즐거움 보다는 그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가족의 아픔을 눈으로 보고 그 순간을 버텨야 했으니깐....

항상 죽음을 생각했고, 그 순간 내게 떠오른건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이였다.

내가 잘못되면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이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이였다. 그래서 버텼다.

 

대학시절..

편입을 하고 학교 적응을 못해서 상담센터에 갔다.

심리 검사를 했는데 여전히 심각한 우울 증세...

하지만 심리 상담을 한 상담사의 행동 결국.. 의무적으로 하는 듯한 느낌이였다.

공감이란게 1도 느껴지지 않았다.

한번 가고 안갔다. 가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학교 휴학하고 버텼다. 그리고 졸업을 했다.

 

졸업후 부모님한테서 독립...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바로 독립하고 나서였다.

반지하에서 곰팡이 냄새 그리고 돌아다니는 벌레들.... 물이 넘쳐 흙냄새가 나고 집주인은 일 간사이 맘대로 들어와서 이불을 밟고 현관을 파헤치고 흙냄새가 집안에 가득하고.. 돌아버릴거 같았다... 정말 싫었다. 그리고 무서웠다.

아무도 내편이 없는것 같았다. 일, 집, 일, 집 .....

가장 심각하게 나타난 나의 우울증 증세...

처음으로 자해라는 것도 해봤다.

손등을 칼로 그으면 순간적으로 희열 아닌 희열이 느끼면서 뭔가 가슴에 쌓여 있는 스트레스가 풀렸다.

그리고.. 집에 있는 밧줄로 목을 감싸 숨이 안쉬어질때까지 조이면 그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정말 다행인건 그때 내옆에 있어준 나의 남자친구(현재 나의남편)

무조건 내 편이 되어 나의 미친 행동에 화를 내고 나를 감싸고 무조건 좋게 얘기해줬다.

만약 없었다면 정말 내가 이세상에 없었을 지도....

 

둘째 아이를 갖고 또 보건소에서 하는 산전 우울증 검사를 했다.

역시나 우울증 증세가 나왔다. 

검사를 하고 얼마안있어서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우울증 증세 있다고...

괜찮으냐고 문제 있으면 연락달라고.. 그러고 아이낳을때까지 단 한번도 전화가 없었다.

우울증 있는 사람들이 과연 연락을 할까? 연락을 하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데...

지속적 관리(?) ..... 말도 안된다...

그냥 우울증은 우울증이다 생각해야 한다. 나쁜 생각이 들면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게 이기는 거다.. 그게 버티는 거다.

 

우울증 걸렸다. 그래서 나 우울하다가 아니라 나 우울증 걸렸다. 근데 나 우울증 이길꺼다 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난 우울증이 나를 지배할때면 일부러 주위사람들이랑 통화를 한다.

아니면 일기를 쓴다. 무언가 해야한다. 가만히 있으면 더더더더 어둠속으로 빠져드니깐 말이다.

아직도 가끔 난 우울증이 심해질 때에는 밤새 잠도 못자고 멍하니 있는다.

아 내가 또 우울증이 도졌구나... 그러면 말한다. 남편한테

"나 우울증이 도진거 같아. 가슴이 갑갑해 잠이안와 미쳐버릴거 같아" 라고..

 

얼마전 우울증이 심하게 도졌다. 무거워진 몸, 걷는것도 힘든 나...

배가 나와서 숨도 안쉬어 지고.. 몸도 안움직여지는데.. 해야할 게 너무 많이 보여서 미쳐버릴거 같은데 아무도 날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돈이 많아 사람을 쓸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비참했다.

집에 갖혀 혼자서 막 울면서 집에 있는 물건들을 막 집어던졌다.

핸드폰, 안경, 선풍기 등등등...

집은 순간 초토화되었고 내 가슴은 아주 조금 답답함이 풀렸지만 아직도 답답함에 사로잡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 울고 있었다.

출장을 가기 위해 짐을 가질러 온 나의 남편...씩씩대더니 말없이 다 치워줬다.

시간도 없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어떻게 하냐고...한마디만 하고 조용히 다 치워주고 출장을 갔다.

미안했다. 근데 너무 답답해서 내가 나를 어떻게 하지를 못해서..... 내 감정이 나를 지배해 버려서...

만약 남편이 내게 화를내고 소리질렀다면 정말 내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우울증 이란거 정말 무서운거 같다. 하지만 우울증 걸린 사람이 만약 이 글을 본다면 주위에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우울한 사람을 만나면 절대 안된다.

우울한 사람을 만나면 더 우울해 지고 어둠속에 사로 잡히니까 말이다.

 

처음 만났던 남자친구는 우울한 사람이였다 그래서 나도 더 우울했고.. 항상 모든 일이 비관적 이였다.

하지만 지금 내 남편은 항상 긍정적이였다. 해보면 돼 지금 것만 생각해 나중에 힘든일은 생각하지마 이런 생각을 가진 남편 덕에 오히려 버틸 수 있었다.

 

긍정의 힘을 믿어야 한다. 우울하다고 생각하면 더 우울해 지고 힘들어 진다.

내가 못났다고 생각하면 더 못난 사람이 되는거 같다. 계속 노력하고 노력하고 노력하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다.

지금 순간이 너무 힘들다고 비관하지 말고 다 잘된거야 라는 생각으로 주문을 외워야 한다.

난 오늘도 걱정이 많다.

경력단절...... 과연 나이도 많은 내가 다시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아이를 키우다가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건데..... 머릿속이 복잡해서 출산 이틀 남기고 일자리 어플을 열어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주문을 외운다. "다 잘될거야...." 라고..

잘 할 수 있겠지..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자.. 그럼 잘 할 수 있을꺼야.... 이렇게 오늘도 난 내게 말한다.

이런 걱정으로 남편에게 또 하소연 하겠지 나 겁이 난다고 오늘도 겁이나고.. 내일도 겁이 난다고...

 

오늘만 생각하자. 지금만 생각하자. 날 사랑해 주는 사람만 생각하자. 오늘도 이렇게....

 

'혹시 우울증 걸린 분이 있다면 주위에 가장 밝은 사람, 단순한 사람과 대화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사람의 힘이 내게 조금이라도 닿으면 나도 버틸수 있는 힘이 아주 조금은 생기니깐 말이다. 이상한 사람 만나면 더 이상해 진다는거....'

 

 

 

반응형

'내 삶 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산 일기 #1 제왕절개 수술  (0) 2023.08.29
사랑이라는걸 이제 알 것 같다.  (1) 2023.08.10
일을 해야하는가 하지말아야하는가  (0) 2022.05.13
내 나이 마흔..  (0) 2022.05.05
대박 실수  (0) 2022.03.1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