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살아왔다.
문뜩 고개를 들어 나를 보니 하얀 머리카락 한가닥이 삐죽 하고 나와있다.
엇 뭐야!
주위에서 다들 흰머리가 났다고 하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내 머리에 흰머리가 난 것을 보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이제 나도 늙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들 한다.
잠에 들면 새벽에 깬다. 회사를 옮기면서 부터일까?
회사 스트레스로 일찍 깨고 있다고 난 늙지 않았다고 믿고 싶지만 몸은 여기저기 아프다는 신호를 보낸다.
전철을 타고 한시간을 서서 가는것 조차 허리통증, 골반 통증으로 힘들어 졌으니 말이다.
어김없이 오늘도 새벽에 일어났다.
싸이월드 아이디, 비밀번호 찾기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싸이월드에 접속해 보겠다는 마음으로 비밀번호를 찾고 접속해 보니, 내가 싸이월드에 아이디를 만든지 6,714일이 지났다고한다. 어마어마한 시간이군....근데..왜 사진첩이며, 방명록은 텅텅 비어있는건지...
30%정도밖에 복구가 안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의 자료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네.
모두가 잠든 시간 싸이월드를 추억하며 책상에 앉아 있다 보니 어릴적 호출기에 번호로 암호처럼 남겼던 것들이 생각났다.
어딘가 적어둔 다이어리가 있을건데...
486 사랑해 8282 빨리빨리 5882 오빠 빨리
44445294410
사랑하면 사랑할 수록 사랑하고픈 사람에게 오직 이세상에서 그대만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이거였나?
엄청 많아서 적어봐야지 했는데 이시간 다이어리를 찾는다고 했다가는 남편한테 혼날것 같다.
이름 점도 보고, ABC혈액형 궁합도 보고...
참 어릴적 뭐가 그리 재밌다고 작은 다이어리에 뺴곡히 이런 것들을 적어두었는지....
얼마나 잘 살겠다고 이리도 아둥바둥 살고 있는건지......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점점 회의감이 든다.
어릴적 마냥 좋았던 시절에도 나름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던것 같은데...
지금 와서 생각하는 그건 아무것도 아니였구나 싶다.
힘내자. 지금의 스트레스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될 터이니 말이다.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
그냥 그렇게 열심히..
다만 이젠 아둥바둥 살지 않고 즐기면서 사는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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