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월 임신인걸 알았다.
만약 기간제근로자 계약을 연장했다면 난 지금쯤 무기계약직이였겠지?
하지만 내 아이는 내 옆에 없었을 것 같다.
매일이 야근이였고, 점점 얼굴색으로 보라빛이 되었고, 몸은 힘들었으니깐....
퇴사를 하고나자마자 임신이였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몸이 힘들었던 이유가 납득이 되었다.
임신 후 집에서 육아를 한지 2년3개월 이란 시간이 흘렀다.
출산하고 아이를 양육하고 드디어 아이가 어린이 집에 가게 되었다.
다시 일을 하려고 경력증명서를 요청하고 이력서 쓸곳을 찾아보고 있는 내자신과는 달리
후임으로 들어와 내게 일을 배웠던 정규직 대리는 과장을 달았고...
힘들게 일하고 내규도 만들고 회사 양식도 만들고 내가 회사의 모든 걸 세팅해 두었던 회사에서 주임으로 들어왔던 직원은 대리를 달았다.
그저 나만 제자리일 뿐이였다.
예전 일할때는 그렇게 직급 올려주는걸 싫어하던 회사 대표도 이제는 직급을 쉽게 올려주는 거 같다.
그렇게 매일 밤새서 일하고 시키는거 다 했는데 결국 난 일만 잘하는 사람일 뿐 진급은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에게만 해주고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난 그저 같은 직급으로 급여만 올려줬다.
그 당시는 불만이 없었다. 왜냐면 급여는 계속 오르니깐... 직급이 뭔 상관일까 싶었다.
하지만....
이력서를 쓰는데 직급이 온통 대리 또는 선임....
일은 혼자 다한거 같은데 왜 나는 이럴까 나도 진급 시켜 달라고 할 껄 내가 왜 가만히 있었을까 하는 생각만 든다.
이력서만 보면 정말... 모자른 사람 같이 보인다.
왜? 같이 일할땐 그렇게 일잘한다고 칭찬하고 너밖에 없다고 했던 사람들이였으면서...
퇴사하면 아쉬워서 같이 일하자고 연락했으면서...
퇴사하면서 같이 일했던 이사님은 나보고 보물이라고 했다. 처음엔 경리 업무만 할줄 알았던 사람이 전산도 하고 디자인도 하고 3D 프린터도 하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다 했다. 시간을 쪼개서 시키는 일마다 다 공부하고 열심히 했다.
정말열심히 했다.
연구원들은 처음엔 무시한다. 경리인줄 알고 하지만 같이 일하다 보면 무시하지 않는다.
구매, 제조, 홈페이지관리, 수입, 수출, 그리고 세무, 회계 까지 시키면 시키는대로 쉬지 않고 공부하고 내시간 쪼개고 미친듯이 공부하며 일한다. 그런데 결과는 항상 버려진다.
이런 저런 생각에 걍 가슴이 먹먹해 진다.
첫회사는 초창기 멤버로 입사해서 정말 미친듯이 했는데 출산 그리고 가족 돌봄으로 버림받았다.
두번째 회사는 공공기관 파견직..
그래서 부장님이 같이 일하고 싶다고 해도 일할 수 없었다. 여기선 1년동안 업무만 4번이 바뀌었다. 근데 다 했다. 내가 바보였지.....
이후 차장님께서 연락을 주셨고, 부장님께서도 연락을 주셨다. 하지만 업무를 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일을 하지 못했다.
세번째 회사는 그냥 처음 다녔던 회사에서 사람을 뽑길래 돈이 궁해서 다시 들어갔다. 하지만 내 모든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그저 일 잘하는 애로 3D 디자인, 세무, 회계, 수입, 수출업무, 지출, 국책과제 예산관리를 시켰다. 그나마 이전에 보드 테스트, 홈페이지 제작 및 관리, 보드 생산, 부품관리 등의 업무는 새로운 부서가 생겨서 그쪽으로 넘어가서 일이 쉬웠지만 일을 하면서 다시 회사에 들어온 걸 후회했다. 그래서 퇴사
네번째 회사는 입사하자마자 기타공공기관이 되는 바람에 3년치 자료 정리, 회계시스템 도입, 국감대응...
계약 연장을 하자고 했지만 몸이 급격히 안좋아져서 계약 만료로 퇴사... 결국 임신이였다.
이제 다섯번째 회사를 찾고있다.
경력이 10년이 넘었는데... 진짜 다 했는데.. 전산도 행정도 하다못해 sql로 DB 분석도 했는데..
왜 내게 남아있는건 경력단절이라는 타이틀 뿐일까...
오늘따라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할까....
이런 날에는 펑펑 울고 싶다.
10년넘게 일하고 내 전공도 버리고 다시 공부하고 공부해서 행정 업무 쪽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바보가 된 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에 자책을 해본다.
오늘도 또 취업공고를 뒤지며 일자리를 찾아야겠지..
너무 힘들다...... 속상하다... 그리고 내가 바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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