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시작
나쁜엄마
아이의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늦둥이 아기를 키우느라 정신없었다는건 핑계고 믿고싶지 않았다.
성조숙증이란것도 알고있었고 좀 빠를거라는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나보다 늦었으면했다.
내가 4학년에서 5학년 올라가는 시기에 했으니 나랑 비슷하다면 여름방학쯤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몇일전 배가 아프다는 아이..
자신도 뭔가 이상한지 생리통인가? 라는 말을 비췄다
"배가 어떻게 아파?"
"윗배랑 아랫배랑 다 아퍼"
워낙 자주 체하는 아이니깐 괜찮다고 다독이며
"생리통 아냐.. 여름 방학때 쯤 하지 않을까?"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어 매일 팬티 분비물을 확인했다
냉이 있는거 보니 할거 같은데...
근데 아직 너무 어린데..
내가 잘못 생각한거겠지?
하교후 아이가 화장실에서 불렀다
앗.. 초경이다
아이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안한다며.. 더 있다 한다며 ..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나 키 안크면 어떡해 ... 나 무섭단말야"
(153.9cm 38kg이라 초경이 좀더 늦게 할줄 알았다)
"아냐 키커.. 엄마도 생리하고 10센치 넘게 컸어.."
아이를 달랬다.
생리해도 키 크니 걱정말라고...
그러면서 집에있는 고등학교때 생활기록부를 봤다.
고등학교때 키랑 성인키랑 2센치가 차이가 났다.
"엄마도 4학년때했는데 고등학교지나고 성인되서 2센치 더컸어"
라고 말하며 아이를 달래줬다.
펑펑우는 아이를 보면서 성조숙증도 유전이라는데..
'미안해 미안해 엄마 잘못이야..' 속으로 되내이며 허둥지둥 생리대를 꺼내며 착용방법을 알려주면 다독였다
이제 만 7개월이 지난 늦둥이를 뒤에 두고 천째를 챙기면서 준비해야지 하면서 준비하지 않은 내가 너무 미웠다.
'조금만 늦게하지.. 조금만 더 크고하지'
남편에게 톡으로 케익과 꽃다발을 부탁했다.
알았다고 말했지만 지방 출장을갔다가 올라오는길이 막혀 못사올것 같다고...
난 부랴부랴 배민을 열어 혹시 꽃다발 배달이 될까 찾아봤다
다행히 배달이 1시간 10분정도 걸린다고..
예쁘게 생긴 꽃다발과 케익을 주문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꽃다발과 케익은 준비했으니 초콜릿을 사오라고 했다.
화이트데이니깐..
8시쯤 케익이 왔다.
케익을 냉장고에 두고.. 꽃이 오기를 기다렸다
배송 시간이 더 길어져서 9시에나 온다고... (1시간 반이 조금 넘게 걸려 도착 예정이다)
남편이 출장에서 왔다. 하지만 일해야 한다고... 컴퓨터에 앉았다.
부랴부랴 저녁을 챙겨줬다.
저녁을 먹고 바로 회사로 가버린 남편 ..
오늘은 특별한 날인데.. 9시가 다되어 가는데 가버리다니 서운했다.
9시가 다되어 꽃이 왔다.
꽃을 주며 "아가 사랑해 그리고 성인이 된걸 축하해"하고 말해주니 좋아했다. (성인이 맞나? 여자가 된걸 축하해가 맞는표현이였을까?)
남편이 늦을거 같다
어쩔수 없이 둘 아니 늦둥이 까지 셋이서 축하케익을 불기로 했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성인이 된 ♡♡♡축하합니다."
노래 가사도 음정도 꼬였지만 둘 아니 셋이서 웃으며 축하해줬다
다행히 아이가 많이 진정된것 같다.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
아직 내눈엔 아이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하는 어린아이인데..
아직 4학년인데.. 1월생이라 옛날이였으면 5학년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직 122개월 밖에 안됐고 만 10살인데...
너무 빠르다...
속상함이 .. 밤잠을 설치게 한다..
아가 사랑해 아주 많이 사랑해
이렇게 잘 커주고 있구나..
부족한 엄마 옆에서 잘 커주는 내 아기 고맙고 사랑해
....
글을쓰고 누웠지만 잠들수 없다.
마음 한구석이 그냥 텅빈것처럼.. 마음이 이사하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벌써 새벽 4시반..
자야 아기케어를 할텐데...
다시 잠을 청해보자...